한국인의 대다수가 알고 있는 정신질환으로 우울증이 있습니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이 걸리는 흔한 병이 되어버렸는데요. 사람들은 왜 우울해지고 그런 우울증은 어떤 점에서 그토록 치명적으로 위험한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우울증의 유병률과 증상과 원인, 진단기준 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우울증의 유병률 2. 우울증의 증상 3. 우울증의 원인 4. 우울장애의 유형 |
1. 우울증의 유병률
WHO에서 실시한 세계정신건강 역학조사에 의하면 우울증의 평생 유병률은 10.6%로 정신질환 중 가장 높은 유병률을 나타냈습니다. 남성은 6명 중 1명이, 여성은 4명 중 1 명이 살면서 우울증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평생 유병률은 7.7%였고, 남성은 5.7%, 여성은 9.8%로 다른 나라에 비해 유병률이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신건강서비스를 잘 이용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비율은 조사 결과보다 더 높을 가능성도 크다고 합니다.
우울증은 재발률 또한 높아서 회복된 이들 가운데 50%는 살면서 한번 이상 더 우울증을 경험하며, 또 그중 80%는 또 다른 재발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보통 우울증을 한번 경험하였던 사람들은 평생 동안 5~9번 정도의 우울증을 더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2. 우울증의 증상
우울증의 증상을 정서적, 신체적, 인지적으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1) 정서적 증상
매우 슬프고 불행하다고 느낀다 절망감, 무가치함, 죄책감, 무감각, 무표정한 감정의 둔마 현상, 어떤 것에도 재미나 의욕을 못 느낀다. 매사가 허무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2) 신체적 증상
피로감, 수면에 문제가 있어 잠을 잘 못 자거나 지나치게 많이 자는 경우도 있다. 식욕에 변화가 생겨 단기간에 체중이 많이 빠지거나 아니면 반대로 갑자기 증가하기도 한다. 우울감이 오래 지속되면 신체의 면역계에도 이상이 생긴다.
(3) 인지적 증상
우울할 때는 주의 집중력이 감소, 기억력이 저하되며 의사결정이 느리고 힘들어진다. 자기 자신과 세상, 미래 또한 모두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그리게 된다. 자신을 비난하고 삶은 희망 없이 매우 가혹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과 세계와 미래 인식, 허무감과 무가치감 때문에 너무도 고통스러우며 삶이 의미와 가치조차 없기에 살 가치가 없어서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우울 (CES-D) 척도 문항의 예 >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일들이 귀찮게 느껴졌다
가족이나 친구가 도와주더라도 울적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내 인생은 실패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을 설쳤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평소보다 말을 적게 했다 (말수가 줄었다)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
갑자기 울음이 나왔다.
3. 우울증의 원인
우울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여러 관점들이 있습니다.
(1) 정신역동적 입장
정신역동적 입장에서는 우울증을 사랑하는 대상의 상실로 인한 분노와 슬품이 자신을 향할 때 나타나는 것으로 봅니다. 상실은 실제적인 것일 수도 있고 맘속에 있는 것이나 상징적인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프로이트와 그의 제자이자 동료인 에이브라함에 의해 발견되었고 주로 어린 시절의 상실 관련 외상 경험이 우울증을 유발한다고 봅니다. 이에 따르면 특히 어린 시절의 부모나 가족간의 관계가 우울증의 주요 유발 요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행동주의적 입장
적절한 사회성이나 상황 대처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봅니다. 즉 사회적 긍정적 강화를 받을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사회적 교류가 줄어들고 즐거움을 잃게 되어 삶의 의미를 못 느끼게 되는 것이며 그런 우울한 기간이 길어지면 관심이나 지지도 더 줄어들게 되면서 더욱 우울증이 악화되는 것으로 봅니다.
성격적으로 소심하거나 현실에 밝지 못해 처세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나 상황 대처 능력이 미흡한 청소년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들이나 소외계층이 우울증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죠.
(3) 인지적 입장
인지이론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부정적으로 지각, 해석하는 경향으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1960~70년대의 학습된 무기력 이론으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학습된 무기력이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무기력감을 경험하고 학습하게 된다는 것으로 이렇게 해서 우울증이 발생한 후 우울한 사람들은 또한 인지적으로 취약하기에 우울증은 유지되고 더 악화된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일이 발생하면 자신 잘못으로 여겨 죄책감을 느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런 부정적인 일들이 발생하리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대체로 사고가 부정적이며 왜곡된 해석의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즉 부정적인 사람들이 우울증에 잘 걸리고 우울증에 걸리면 또한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거죠.
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편도체가 활성화되고 편도체로 덮인 해마가 위축되어 새로운 학습 기억을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도 생각됩니다. 즉 기존에 무의식적으로 형성되어 온 암묵적 기억이 새로운 경험 학습으로 인해 바뀌지 못하고 지속되기에 그런 우울한 과거와 같은 경험이 미래에도 영원히 지속되리라고 생각하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우울증 환자의 인지오류들>
1) 이분법적 사고와 흑백논리
2) 과잉일반화의 오류 : 몇몇의 일에서 일어난 결과로 다른 모든 일에도 그럴 것으로 지나치게 확대해석한다.
3) 선택적 추상화(정신적 여과):일부의 경험과 부정적인 면에만 집중적으로 주의해서 모두 다 나빴다고 생각한다.
4) 독심숙적 오류 : 타인의 맘을 자기 맘대로 임의로 생각하여 단정 짓고 믿어버린다
5) 예언자적 오류 : 객관적 근거 없이 미래 일을 자기 맘대로 임의로 예측해 버린다.
이러한 인지적 오류들은 사실 우울증 환자들 외에도 일반적으로 두뇌활동이 저하된 사람들에게서도 많이 나타나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우울증에 걸리면 두뇌활동이 저하되기에 이런 경향이 생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4) 생물학적 입장
생물학적 입장은 우울증의 원인을 유전이나 신경전달물질 또는 호르몬의 영향에 주목합니다. 직계 가족 중에 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에 우울증 발생 가능성이 2.8~10배까지 높아지며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에 한쪽이 우울증이 있을 때 다른 쪽도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46%이며, 이란성쌍생아는 20% 이하로 낮다는 것 등이 이를 뒷받침해 줍니다.
생물학적 입장에서는 우울증을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낮은 활동성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부신에서 나오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의 과잉 분비 역시 우울증과 관련된다고 봅니다.
실제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뇌에서는 세로토닌의 활동성이 적으며 모든 병의 원인인 스트레스의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과잉 분비될 수밖에 없겠지요.
4. 우울장애의 유형
우울장애의 유형에는 주요 우울장애, 지속적 우울장애, 월경 전 불쾌장애, 기타 산후 우울증, 가면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 등이 있습니다.
(1) 주요 우울장애
주요 우울장애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우울증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그 진단 기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주요 우울장애로 진단되기 위해서는 아래의 DSM-5 진단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표 9-1 주요 우울장애 진단기준>
1. 하루 중 대부분 그리고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 기분에 대해 주관적으로 보고(예:슬픔 공허감, 절망감)하거나 객관적으로 관찰됨(예) 눈물흘림)
2. 거의 매일, 하루 중 대부분, 거의 또는 모든 일상 활동에 대해 흥미나 즐거움이 뚜렷하게 저하됨.
3. 체중 조절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의미 있는 체중의 감소(예:1개월 동안 5% 이상의 체중 변화나 체중의 증가, 거의 매일 나타나는 식욕의 감소나 증가가 있음)
4. 거의 매일 나타나는 불면이나 과다수면
5. 거의 매일 나타나는 정신운동 초조나 지연
6. 거의 매일 나타나는 피로나 활력의 상실
7. 거의 매일 무가치감 또는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낌
8. 거의 매일 나타나는 사고력이나 집중력의 감소 또는 우유부단함
9. 반복적인 죽음에 대한 생각, 구체적인 계획 없이 반복되는 자살사고,자살시도나 자살수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위의 9가지 진단기준 중 5개 이상의 증상이 거의 매일 연속적으로 최소 2주 이상 나타날 때 우울증으로 진단 가능하며 다섯 가지 증상 중 적어도 한 가지는 1,2번 항목을 포함하고 있어야 합니다. 즉 우울감이 반드시 지속적으로 나타나거나 또는 일상생활에 흥미나 즐거움이 뚜렷이 감소되어 있어야만 우울증으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식욕, 체중, 수면에서 변화가 있거나 정신 운동성 초조나 지체가 거의 매일 나타나거나 피로감, 무가치함, 사고력과 집중력의 감소와 같은 증상이 거의 매일 나타나야 합니다. 또한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반복적으로 들고 자살을 생각하거나 계획하는 것도 주요 우울장애를 진단하는 기준들 중 하나입니다.
(2) 지속적 우울장애
지속적 우울장애는 우울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만성화되어 있을 때를 말합니다. 최소 2년 이상 지속된 우울증 상태이며 에너지 수준의 저하와 무망감, 식욕과 수면 등에 증상을 가지고 있어야 진단됩니다. 지속적 우울증일 경우는 대인관계 활동이 위축되고 일이나 학업에서의 성과도 현저히 떨어져서 더한 우울감의 악순환으로 만성화 되기 쉽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주의해서 보지 않을 경우 본래 성격이 그런걸로 오인하고 방치하기 쉬운게 이런 지속적 우울장애 환자들입니다.
(3) 월경 전 불쾌장애
여성들이 월경 전에 기분 동요나 우울, 불안증과 함께 예민해지는 정서적 증상으로 일상생활의 흥미가 줄어들고 무력감과 주의집중 곤란 증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날 때 내려지는 진단입니다. 이런 것이 일시적인 상태가 아닌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일상에 큰 지장과 고통을 겪을 때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4) 산후우울증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4주 이내에 나타나는 것으로 이런 우울증 증상이 몇 달에 걸쳐 오래 나타나는 경우를 말하며 불안과 공황 증상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관련되어 일부 여성들에게 나타나며 과거 우울증을 앓았거나 임신기간 중 우울했거나 자존감이나 부부관계 만족도가 낮은 여성들이 양육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산후우울증에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5)가면성 우울증(위장된 우울증)
내면에는 우울감이 가득한데 겉으로는 마치 가면을 쓰고 있듯이 전혀 우울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를 가리키는 용어로 알아차릴 수가 없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며 깊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가면성 우울증의 경우는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6) 계절성 우울증
특정 계절이 되면 우울해지는 것으로 주로 일조량이 부족해지는 겨울 시기에 반복적으로 우울을 경험하는 증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울증의 유병률과 증상과 원인, 유형과 진단기준 등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참고하셔서 건강한 삶 이루시길 기원드립니다.
이어서 다음 글에서 우울증의 치료와 극복 방법 등에 대해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현대인의 정신건강, 이정윤 저,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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